내가 애정 하는 김훈 작가는 글을 쓰는 이유가 거시적 목적을 이루거나 무언가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고 했다.
어눌하고 기계적인 말투로 글은 그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꼭 그렇게 명성이 대단한 글쟁이가 아니더라도, 평생 글을 쓰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부류가 있는 것 같다. 그냥 그렇게 생겨먹은 인간들이다.
남들이 보건 안보건 하드디스크에 한가득, 온라인에 한가득, 누가 시키지도 않는 글을 쓴다.
더러운 비유인지는 모르지만, 배설욕구 같기도 하다. 글을 쓰지 않으면 몸에 독소가 쌓이는 듯하다.
누군가는 음악으로, 만듦으로, 움직임으로, 자신을 표현하듯이. 그냥 살아 있음을 보이는 방편 중 하나일 것이다.
기왕 표현할 거라면 김훈 작가 엄지 발가락 만큼만이라도 표현해보고 싶다.
범인들이 논문을 쓰고, 글쟁이들이 소설을 쓰고, 천재들이 시를 쓴다고 했는데, 가끔 거성들의 소설을 들여다보면 그저 겸양의 표현 같다.
우리같이 논문나부랭이나 쓰는 범인들은 막대기 조합 몇개로 감정을 울컥이게 만들고 시공을 옮겨내는 소설가들은 범접할수 없게 보이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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