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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와 하나님의 사랑 책이나 매체에서 회한 가득한 삶을 말하는 어른들을 종종 만나곤 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여겨졌지만, 나와는 무언가 거리가 있는, 남의 일처럼 스쳐 지나갔다. 어느덧 마흔, 인생의 절반을 지나온 셈이다. 애써 산다고 살았는데, 뒤돌아보니 의외로 후회가 많다. 특별히 많은 사람을 만났던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미안한 것들이 쌓여 있다. 최선을 다하면 후회도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삶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시기와 때를 주시는 하나님 앞에서, 아무리 애써도 여기저기 남겨지는 너저분한 회한들 속에 서 있는 자신을 마주할 때,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겸손이란 단순히 몸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임을 이제야 조금씩 깨닫는다. 그동안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기에, .. 2024. 10. 25.
신자와 고통 하나님을 믿기 시작한 이후로 삶이 얽히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성경을 살펴보면, 하나님과 동행했던 인물들 중에 누구 하나 평탄한 여정을 걸었던 이가 없다. 만약 하나님을 믿은 이후로 항상 평안하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면, 그들은 기독교의 하나님을 진정으로 믿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을 드러내는 방식이 세상과는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힘, 권력, 돈, 명성, 혹은 실력을 통해 하나님을 나타내려 한다면, 하나님과 그 다른 것들 간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좌절하고 실망하며 분노하는 그 지점에서, 모든 것이 벗겨진 차가운 바닥 위에서 여전히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를 신뢰하며 인정하는 것은 세상.. 2024. 10. 25.
지적허영과 자존심 살면서 스치듯 들었던 이야기가 궤적을 바꾸기도 한다. 누구에게서 언제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친척중에, 수재소리를 듣던 삼촌이 한분 계셨다. 한국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유학도 흔하지 않던 때에 미국으로 넘어가 명문대학에서 생명공학으로 박사를 하셨다고 했다. 그런데 사람 일이라는게 꼭 실력만으로 풀리는 것은 아닌지라, 한국에 돌아와 뜻대로 교수 임용이 되지 않으셨단다. 당시 생명공학은 조금 이르고 생소한 분야였기도 했다. 그렇다고 완전히 안풀린것은 아니였다. 지방대학들에서는 교수 오퍼가 들어왔다. 문제는 삼촌분의 잘못된 관점이었다. 나같은 사람이 지방에서 대학교수로 시작하는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며 모든 오퍼를 거절하고 계속해서 서울 명문대학교의 교수직만 기다리시다가 때를 놓쳤.. 2023. 1. 8.
일분, 한줄부터 주인의 손을 타지 않고 방치해둔 기타는 튠이 나간다. 하나님의 손을 타는 일이 하루씩 떼내어 볼 때는 큰 변화가 없는듯 하지만, 그분을 떠나 세상에 방치 될때 인생의 튠이 나가는 것은 자명하다. 매일 한발이 무서운 거다. 잠깐의 기도 잠깐의 묵상이 결정적인 순간에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모든 위대함은 허접하고 작은 시작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오늘 하루에 말씀 몇줄, 스치듯 지나치는 잠깐의 기도를 소홀히 하지 말자. 습관 전문가들이 늘상 말하듯 습관은 분량이 아니라 얼마나 자주 반복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으니. 처음부터 열정을 과도하게 심지말고 한 줄부터, 1분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지혜다. 마라톤은 훈련 없이 한 번에 뛸 생각조차 안하면서, 영적인 것은 훈련 없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해낼.. 2023. 1. 7.
Fail fast fail often - 빠르게 실패하기 나는 약간 강박성향이 있어서 모든 완벽하게 하고 싶다. 제대로가 아니면 확실히 준비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다를 모토로, 이를 나름의 자랑처럼 여기며 살아왔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특히, 여러 책을 읽으면서 그게 반드시 지혜는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어느 시점부터는 성장형 인간, 최적주의자형 인간으로 바뀌고 있다. 케롤 드웩의 책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교수 존 크럼볼츠, 라이언 바비노가 쓴 “Fail fast fail often”이 중요한 변곡점이었던 것 같다. (찾아보니 한글 번역서는 “빠르게 실패하기”라고 나와 있다) 오늘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랜만에 책을 다시 훑어보면서 이상한 즐거움과 홀가분함이 든다. 거봐 그렇게 빡빡하게 안 살아도 되잖아. 오히려 장점도 있잖아. 다시 격려해주는 것 같다. 실리콘밸리.. 2022. 12. 30.
In the name of Christ 핸리 나우웬의 신학이나 여정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저서들은 목회자들이 꼭 한번은 읽어볼 만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짧다) 너무 본질을 꿰뚫고 있어서 정상적인 예수님의 가르침의 궤도에서 벗어나 있는 자신의 얼굴을 무척 화끈하게 한다. 자신의 존재와 유능함을 일과 사역을 통해 증명하려고 발버둥치고, 더 높은 곳으로 오르고 또 오르려는.. 남들에게는 숨겨진 사역자들의 욕망을 까발리는 듯하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들은 목회자들도 한산한 것을 보면. 우리는 말로만 떠들지 여전히 힘과 명성을 또 사람들의 찬사를 사랑한다. 마이클 센델이 말했던 세상의 편향적인 “능력주의”에 말씀으로 역행하지 못하고 동일하게 그놈의 Meritocracy를 꽉 쥐고 놓지 못한다. 신앙인이 가진 여유와 그 여유.. 2022. 12. 27.
영과육을 구분하지말자 하나님은 엘리야가 탈진한 상태에서 극단적 우울감과 번아웃을 호소하며 자신을 죽여 달라 요청 할때. “너는 정신 차리고 골방에 들어가 철야를 해라”라고 하지 않으셨다. 음식을 먹이고, 잠을 자도록 하셨고, 단순하게 그 과정을 반복하셨다. 가끔은 신앙인들이 하나님보다 더 영적인 것 같다. 이분법적으로 영과 육을 분리하는 경향이 있다. 지치고 피곤할 땐 쉬고 먹고 자는 게 영적인 것이다. 2022. 12. 11.
착함 그래도 착함 착하게 대하면, 그 착함을 소중하게 여겨주는 사회는 더 이상아닌 것같다. 약점으로 생각해서 함부로 대하거나,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우리는 착함을 유지해야한다. 착한 행실의 근원은 받은 은혜에서 오는 감격이고, 우리를 지금도 끊임없이 착함으로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며, 그 어떤 나쁜 형태의 대우도 흔들수 없는 주 안에서 오는 자존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성경을 다시 잘 살펴봐도, 나에게 제대로 대우하는 사람만 사랑하고 그들에게만 착하게 대하라는 말이 없다. 우리가 세상과 구별될만한 유일한 힘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끈질긴 착함과 용서 그리고 사랑일것이다. 2022. 11. 30.
사역보다는 사람에 주목 E.M 바운즈는 “사람은 방법을 찾지만 하나님은 사람을 찾으신다”했고, 옥한흠 목사님도 “사역보다는 사람에 주목해야 한다” 고 했다. 한 사람씩 부르시고 한 사람씩 제자 만드는 것이 하나님의 방법이다. 예수님도 연약한 소수를 제자로 부르시고 그들과 동고동락하셨다. 십자가에 달리실 때가 가까왔을 때는 그 소수 중에서도 3명의 애제자들과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셨다. 예수님은 권력을 쥐었거나 세련된 곳에 거주하는 큰 규모의 집단보다는 힘없고 연약한 소수에 더 큰 힘을 쏟으셨다. 그 방식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본성이 그 반대를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꼭 구원해야 할 한 영혼이 있다면 그곳에 오직 그 하나를 위해 한 명의 사역자를 보내시기도 한다. 하나님의 계산법은 다르다. 그래서 사역자가 .. 2022.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