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생각의 디폴트는 욕심이라고 한다. 계획을 잡아도, 으레 할 수 있는 것보다 과하게 잡거나, 일에 소요되는 시간을 과소평가한다. 욕심은 무언가를 쉽고 무엇보다 "빠르게" 이루도록 재촉하기 때문에, 대다수가 알게 모르게 조급함과 싸운다. 이 조급함이 표면적으로는 삶에 원동력과 동기를 부어하거나 일을 진행시키는 듯 하지만, 사실은 여러 문제점을 안고있다.
조급함은 행복한 마음 상태와 멀다.
조급함의 초점은 과정이 아닌 결과에 맞춰져 있다. 결과는 미래에 있기 떄문에, 조급한 사람은 현재를 살지 못한다. 마음과 생각을 현재에 두지 못하는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이미 심리학에서는 마음 챙김이라고 해서 의식을 현재, 그리고 지금에 두는 훈련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훈련은 전반적인 불안, 우울, 수치를 감소시키고 행복감을 증가시키는 유의미한 결과를 낸다. 과정이 인생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과정은 전부, 잠깐의 결과와 그로인한 짧은 행복을 누리기 위해 희생되는 것으로 여기게 되기 때문에,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쉽지 않고,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결과에 집착하거나 조급해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해서 과정을 즐기게 되면, 설사 원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인생의 큰 부분에서 즐거움을 느꼈기에 아쉬움이 덜하다.
조급함은 일을 지연시킨다.
어떤 것이든, 그 일의 목표가 "가장 단시간에 결과를 도출한다"가 되면, 최우선순위는 속도가 된다. 속도를 위해 자신이 판단했을 때 불필요한 것들은 피하거나 건너뛰게 된다. 운이 좋아 정말 불필요한 것들만 잘 걸러낸다면 좋겠지만, 조급한 마음 상태에는 깊은 숙고의 시간도 낭비가 된다. 깊게 생각하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것을 제하고 어떤 것을 품고 가야 할지 판단에 오류가 생기고, 단단한 기초공사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필요한 과정들임에도 건너뛰거나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대충 일을 진행시키게 된다. 결과적으로 돌아가서 다시 해야 하거나, 최악의 상황에는 전부 허물고 다시 해야 하는 일들이 발생한다. 오류와 사고는 큰 덤이다. 잠깐은 빨라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큰 그림에서 가장 중요시하던 속도마저 느려진다. 논리력과 추론력이 필요한 두뇌는 시간에 쫓기는 불안 상태에서는 마비되어 버린다. 본능적이고 빠르게 위험에 반응하는 뇌의 기능만 더 활성화되기 때문에, 올바른 건설적이 생각과 판단도 하기 어렵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견해이기도 하다.
조급함은 건강을 해친다.
시간에 쫓기는 조급한 마음 상태는 스트래스를 유발하고, Fight or flight 반응은 신체에 건강을 해치는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을 방출시킨다. 회복이 따르는 단기적인 스트레스에는 신체가 강한 저항성을 가지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스트레스에는 취약하다고 한다. 조급함은 디폴트로 맞춰져 있는 하나의 인지적 세계관이기 때문에, 이러한 마음 상태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부과한다. 호랑이에게 쫓기든, 시간에 쫓기든 뇌는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한다. 동일한 위협이고, 스트레스일 뿐이다. 게다가 세상 일이라는 게 전부 필요한 때가 있고 걸리는 소요시간이 있는데, 이것들을 거스르려 하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대서 오는 스트레스까지 쌓인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 했다. 만성 통증과 암 같은 무시무시한 질환들도 전부 스트레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조급함은 무엇보다 관계를 해친다.
사랑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사랑이 크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려주고 인내해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랑은 비효율적이다.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몇시간씩 곁에서 자리를 지켜주거나 부모가 아이를 키우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들은 사실 전부 비효율 잔치다. 하지만 관계는 충분한 시간과 사랑이 있을 때 자란다. 마음이 조급하면, 누군가에게 들이는 관심과 노력조차 짐이 된다. 사원들의 심리상태를 살피기에는 눈앞에 닥친 프로젝트가 다급하다. 출근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걸림돌일 뿐이다. 요점 없이 빙빙 돌려가며 이런 말 저런 말을 쏟아내는 노부모의 이야기를 인내심 있게 전부 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다. 조급함은 사랑이 없는 마음이다. 사랑이 없는 관계는 무너진다.
조급하게 그리도 열심히 달려 궁극적으로 본인이 얻으려고 하는것은 결국 행복과 안전일 것인데 조급함은 건강을 해치고, 행복을 앗아가며, 일과 소중한 관계를 망가트린다. 본질을 깨닫고 나면 조급함은 정말 바보 같은 마음 상태이고, 시간을 들여 인생에서 내몰아야 할 큰 적이다. 조급함에서 벗어나 차근차근히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충분한 과정을 거쳐가며 인생을 한 발씩 눌러 담는 것이 답이다.
"조급함은 악마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악마다"
<칼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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