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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신학

잘못된 교회내 목회직분 위계질서

by 4christ 2022. 1. 4.

모든 한국 교회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필자가 접하고, 읽고,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다수의 한국교회 리더십 구조는 유독 위계나 서열이 강하다. 특히 북미의 교회 리더들과 접촉해본 필자의 경험상 더욱 그 차이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물론 북미에도 카리스마 있고 권위적인 리더십이 존재한다. 여기서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향이다) 

 

동양문화와 잘못된 유교사상의 해석으로 인한 잔재일 수도 있고 그밖에 다각적인 원인들이 있겠지만, 이는 아마도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이 위계문화의 꽃이라고 불리는 군대라는 집단에 들어가 감수성이 예민하고 흡수력이 빠른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군 위계문화를 접한 경험이 한몫했으리라 생각된다. 학교를 제외하고는 사회생활 다운 사회생활의 첫걸음이 군대였기 때문에 나중에 사회에 나와 기업을 만들거나 조직에 몸담게 되어도 유사한 습관과 타성에 젖게 되는 듯하다. 보통 군대의 특징이라면 개인적으로 목소리나 의견을 내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고, 윗사람의 지시나 방향성에 절대복종이 요구된다. 알아서 눈치껏 행동해야 하고, 윗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던 아랫사람은 찰떡같이 알아듣고 일을 시행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모든 것에 더불어 명확한 "위계"가 존재한다.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통제되고 눈치 보면서 주눅 들어 있는 분위기다.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어서 담임목사와 부목사간에 명확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언행에서 이 둘은 계급상 차이를 지닌다. 동역자라는 느낌보다는 비서 같은 느낌이 더 강한 것이 현실이다. 부목사님들 사이에서도 어떤 부서를 맡고 있느냐, 얼마나 큰 사역을 감당하느냐, 목사 안수를 받았느냐, 신학교를 졸업하였는지 않았는지의 유무에 따라서도 보이지 않는 위계와 서열이 존재한다. 이런 특징이 유독 도드라지는 교회들을 접할 때면 안타깝다.

 

예수님의 3대 애제자였고 가장 권위있고 서열상 끝점이 올라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는 베드로 사도의 자세는 조금 다르다. (마 16:18의 내용 자체로 이미 그는 범접할 수 없는 권위를 지닌 것처럼 보일 수 있기도 하다) 베드로전서 5장 1절에서 그는 "같은 장로로서"라는 말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며 자신과 그 지역의 모든 장로들이 동등한 위치에 있음을 재확인한다.[각주:1] 또한 그는 사도바울이라는 신참내기가 자신의 문제점과 잘못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을 허용하였다. (갈라디아서 2장 참조) 다수의 학자들은 바울이 베드로의 권위를 부정하고 하나님이 정하신 질서를 파괴한 것이 아니라, 베드로의 위선적인 잘못에 대한 지적이었다고 설명한다. 성서적으로 볼 때 이는 모든 사역자는 평등하며 아무리 많은 경험과 직책이 크다 할지라도 다양한 장로들(목사들)의 모임 속에서 각자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여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완벽한 귄위와 무결한 대사도의 자세를 취한 것이 아니라, 리더들 사이에서 신앙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한 장로 중 하나로 스스로를 바라보았고 이는 건강한 리더십을 낳았다고 보인다.  

 

아직 남아 있는 비성서적인 과도한 위계문화가 점진적으로라도 주님의 몸된 교회에서 사라지는 날이 오기를 기도와 간구로 바라본다. 

 

  1. The term “fellow elder” (sympresbyteros) occurs first here in Greek literature and probably was Peter’s coinage. Peter identified with the leaders of the churches by using the same title as theirs instead of appealing to the term “apostle” to emphasize his authority. Thomas R. Schreiner, 1, 2 Peter, Jude, vol. 37, The New American Commentary (Nashville: Broadman & Holman Publishers, 2003), 23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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