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 보여주듯 악인과 선인은 작은 차이일 뿐이다. 세상에 완전한 선인, 완전한 악인은 없다. 완벽한 순백, 완벽한 암흑의 내면만 가진이는 현실에 없다. 다양한 스팩트럼의 연약한 회색들만 존재한다. 내 안에 추함과 선한 의지가 공존하고 변덕스럽게 다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삶의 종국에는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 의로운 자와 비겁한 자로 평가가 나뉜다. 하루 수십 번 흔들리는 내면의 싸움에서 누가 조금 더 용기를 내느냐. 누가 한발 더 옳은 길로 나아가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뿐이다. 영웅은 없다. 비틀거려도 종국에 용기를 낸 겁쟁이만 있을 뿐이다. 누구나 목숨을 내걸거나 조직화된 거대 악과 맞서 선을 행함이 버겁고 두렵다. 그래도 한발. 용기 내어 내딛는 30센티 남짓의 족적을 선이라 부를 뿐이다. 보기보다 인간이 생성해내는 선과 악이 거창 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인간의 용기와 선의의 결단도 평생 지속된다 단정하기도 어려우니 어느 쪽이건 사람의 연약함만 드러낼 뿐이다. 악하다 손가락질했던 그 악이 언제든 내 안에서 그보다 기승할 수 있으며, 선하다 숭상했던 그 일이 생각 외로 평범한 나도 할 수 있는 일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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