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신학

후회와 하나님의 사랑

4christ 2024. 10. 25. 12:55

책이나 매체에서 회한 가득한 삶을 말하는 어른들을 종종 만나곤 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여겨졌지만, 나와는 무언가 거리가 있는, 남의 일처럼 스쳐 지나갔다. 어느덧 마흔, 인생의 절반을 지나온 셈이다. 애써 산다고 살았는데, 뒤돌아보니 의외로 후회가 많다. 특별히 많은 사람을 만났던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미안한 것들이 쌓여 있다. 최선을 다하면 후회도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삶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시기와 때를 주시는 하나님 앞에서, 아무리 애써도 여기저기 남겨지는 너저분한 회한들 속에 서 있는 자신을 마주할 때,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겸손이란 단순히 몸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임을 이제야 조금씩 깨닫는다. 그동안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기에, 오히려 억지로 겸손을 떨었어야 했던 건 아닐까.

인생은 바람에 날리는 겨처럼 덧없고 가볍다. 평생 악한 마음만 품고 살아가는 죄인을, 하나님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랑하실 수 있을까. 우주를 그렇게 광대하게 지으신 이유가, 그분의 크심을, 그리고 그 크신 사랑을 우리로 하여금 감히 짐작해보라는 뜻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