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도할때 손을 모을까
여러 모습으로 기도가 가능하지만, 나는 오늘도 손을 모으고 고개를 조금 숙여 기도했다. 잠옷바람에 까치가 둥지 몇 개를 지었지만 크게 상관은 없다.
세상살이를 받아내기에 사람의 가슴은 초라하게 작다. 어른이라고 해봐야 늘 물에 잠기기 직전 모습으로 풍파에 꼴깍 거리는 존재다. 벅찬 가슴을 부여잡고 기도의 자리로 나가서 하나님을 인식할 때 영혼이 참았던 숨을 토해내는 기분이 든다. 의무감으로 기도하는 게 아니라, 살려고 하지 싶다. 언덕이 크고 높아 이만한 안식이 없다.
언제부터 크리스천은 손을 모아 기도하게 되었을까. 혹자는 출애굽 직후 유대교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기독교가 생기기도 전이다. 탈무드에는 손을 모아 기도했다는 증언이 있고, 바벨론의 유대교 성인 “아바 벤 조세프”라는 이가 이미 280-352년 경에 손을 모아 기도한 기록이 있다고 하니 일부분 맞는 듯하다.
조금 더 가까운 역사에서는 로마 문화에서 시작된 관습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종교 역사학자들에 의하면 로마 통치 시절 죄인들의 양손을 으레 끈이나 밧줄로 묶곤 하였다고 한다. 포박의 목적도 있었겠지만 상징적으로 이는 복종을 의미하기도 했기에 손을 모은 기도가 이에서 파생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복싱에서 흰 수건을 던지며 항복!이라고 외침과 같다. 한 세기 더 흘러서는 통치자에게 그의 권위를 인정함과 복종을 맹세하는 행위로도 양손을 모으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다. 손은 활동/행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양손이 묶인다는 것은 인간의 행동, 그것을 상징하는 힘, 지혜, 방법, 책략 같은 것들을 내려두고 누군가에게 자신을 맡기는 행위임을 자연스럽게 채득 한 듯하다. 내 힘으로 어려우니 쌘 사람에게 복종하여 맡긴다. 이는 비굴함이 아닌 지혜롭고 자신의 위치를 아는 겸손의 처사다.
스포츠를 할 때는 우리 편에 누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경기가 안 풀리고 있어도, 에이스 친구가 우리 편으로 들어오게 되면 숨통이 트이고 불안이 준다. 기도는 내 인생에 지지 않는 에이스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행위다. 우리는 어시스트만 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