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와 고통
하나님을 믿기 시작한 이후로 삶이 얽히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성경을 살펴보면, 하나님과 동행했던 인물들 중에 누구 하나 평탄한 여정을 걸었던 이가 없다. 만약 하나님을 믿은 이후로 항상 평안하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면, 그들은 기독교의 하나님을 진정으로 믿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을 드러내는 방식이 세상과는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힘, 권력, 돈, 명성, 혹은 실력을 통해 하나님을 나타내려 한다면, 하나님과 그 다른 것들 간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좌절하고 실망하며 분노하는 그 지점에서, 모든 것이 벗겨진 차가운 바닥 위에서 여전히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를 신뢰하며 인정하는 것은 세상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파괴력을 지닌다.
모두가 낙담하고 있는 암병동에서, 아무 일도 아닌 듯 강인하게 주님을 의지하는 환자들. 사업의 실패와 빚더미 속에서도 오뚜기처럼 묵묵히, 그리고 여전히 정직하게 길을 걸어가는 신자들. 가난에 허덕이면서도 넉넉하게 나누는 이웃 성도들. 죽음 앞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하며 눈을 감는 이들. 지하 단칸방에서 서로를 사랑하고 기뻐하며 모든 것을 가진 듯 살아가는 가족들.
저기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저들이 믿는 하나님은 얼마나 좋으신 분일까, 그로 인해 그들은 환경을 초월해 저리도 평안할 수 있는 것인가. 그 지점에 하나님의 영광이 있으며, 그 지점에 십자가를 드러낼 수 있는 최상의 토양이 마련된다. 그래서 때때로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고통 속으로 들어가거나 일이 꼬이기도 한다.
그분의 영광이 우리의 삶의 목적이지 않는가. 그보다 더 순수하게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는 방법은 없으며, 그보다 더 예수님을 닮은 성숙한 성도로 성장하게 하는 삶의 양식은 없다.
고통을 의지적으로 찾아다니는 마조히스트가 될 필요는 없지만, 어려움 앞에서 완전히 무너질 이유는 없다. 하나님의 계획은 성실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